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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메소드연기] 연기 잘하는 법, 깊이 있는 배우가 되는 법

마침내 꿈을 닮아가다님 | 2015.07.09 15:34 | 조회 242



 

메소드 연기란 무엇인가요?


1997년, 이창동 감독의 영화 [초록물고기]가 개봉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. 이 작품에서 막동이 역을 맡았던 주연배우 한석규는 그 유명한 '공중전화박스 오열 씬'과 '달려오는 자동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' 등의 명장면을 낳으며 일약 충무로 최고 스타의 자리를 예약했는데요.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한석규의 열연에 갈채를 아끼지 않은 한편으로, 어느 신인배우의 놀라운 연기를 통해 전대미문의 충격과 공포를 체험하게 됩니다. 극 중에서 결국 막동이를 '담궈 버린' 이 라이벌 건달의 배역 이름은 '판수'였습니다. 살벌하게 리얼했던 그의 악역 연기에 전율한 당시 수많은 관객들은(심지어 영화 관계자들까지도) 이렇게 생각했다고 하죠. '아니, 감독이 어디서 진짜 깡패를 데리고 왔나.'
 

아시다시피 이 '진짜 깡패' 같았던 배우의 이름은 송강호입니다.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그의 과거를 의심하지 않습니다. 다만 아직까지도 송강호가 연기하는 배역은 언제나 살아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. 80년대 소도시의 구식 형사를 연기하건([살인의 추억]),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퇴물 조폭을 연기하건([우아한 세계]), 심지어 뱀파이어가 된 신부를 연기하건([박쥐]) 말이죠. 이러한 송강호의 연기처럼, 단지 배역을 연기하기보다 배역 그 자체가 되는 기술을 '메소드 연기(method acting)'라고 합니다.

 




메소드 연기는 193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개념입니다. 그 이전에 확립된 연기 기법은 보통 '고전 연기'라 부릅니다. 흔히들 '신파'라고 부르는 신극 연기도 고전 연기에 해당하는데요. 이 고전 연기는 연기 자체의 형식을 중요시합니다. 어떤 장르에서 어떤 인물을 연기하느냐에 따라 그에 맞게 정해진 동작이나 호흡, 발성 패턴이 존재하는 편이죠. 오늘날 텔레비전 사극 배우들의 정형화된 연기들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.

 


이러한 고전 연기를 벗어나서 새로운 연기 테크닉을 개발해 보겠노라고 최초로 고민한 인물이 러시아 사람 콘스탄틴 스타니슬라프스키(1863~1938)였습니다. 이분이 쓴 <배우수업>이라는 책은 가히 연극영화과 학생들을 위한 성문기본영어라고 할 수 있는데요. 이 책에서 스타니슬라프스키는 '진실하면서도 살아있는 연기'의 개념을 최초로 주장했습니다. 그리고 1930년대 미국에서 리 스트라스버그라는 인물은 스타니슬라프스키의 학설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서 마침내 메소드 연기 이론을 정립합니다. 리 스트라스버그는 그가 발명한 이 연기론을 가르치기 위해 액터즈 스튜디오라는 학교도 만들었고, 제임스 딘, 말론 브란도, 알 파치노, 로버트 드 니로, 스티브 맥퀸, 더스틴 호프만, 폴 뉴먼, 잭 니콜슨 등 수없이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학교의 빛나는 졸업장을 가슴에 품었습니다.



 


메소드 연기를 직역하면 '방법 연기'가 됩니다.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다는 그 방법이 아닙니다. 정형화된 연기가 아니라 사실적인 배역 그 자체가 되는 것을 지향한다면, 배우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'방법'들이 바로 메소드인 것입니다. 그리고 이 방법들은 연기 학교에서 가르치는 걸 꼼꼼하게 노트필기하고 예습 복습한다 해서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닙니다. 메소드 연기에서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배우 개인의 훈련입니다. 그 훈련들은 대략 감각 훈련, 상상력 훈련, 관찰 훈련, 분석 훈련 등으로 나뉩니다.

 


감각 훈련은 몸과 마음을 백지 상태로 만드는 것에서 출발합니다. 정신줄 놓기 훈련이 아닙니다. 긴장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이완시킬 수 있느냐가 흔히 좋은 배우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이야기하는데요. 배우도 사람인만큼, 성장하면서 경험하고 배운 것들이 자신만의 행동이나 강박관념으로 존재하기 마련이죠. 그렇게 자신을 옭아매는 스스로의 속박에서 벗어나 백지 상태가 되어야 그 위에 새로운 인물을 그릴 수 있다는 얘깁니다. 맡는 배역에 따라 완전히 딴 사람이 된다는 느낌을 주는 배우들은 특히 이러한 감각이 출중하거나 잘 훈련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.

 


몸과 마음을 백지로 만들었다면 이제 사실적인 연기로 백지를 채워야 합니다.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등장인물의 상황을 직접 체험해 보고 그 체험의 기억을 연기로 표현해 내는 일일 것입니다. 배우들은 여러 가지 경험을 두루두루 쌓아야 한다는 말이 다 여기서 나오는 거겠죠. 하지만 경험에도 한계가 있습니다. 송강호가 몇 년간 조폭에 투신하여 건달 생활을 해 보고 뱀파이어가 되어 본 것도 아닐 테니까요. 그래서 필요한 것이 관찰과 상상력 훈련입니다.

 

 

 

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, 리 스트라스버그 역시 관찰 훈련과 상상력 훈련을 중시했습니다. 특히 그는 극단적인 관찰 훈련의 방법으로 '동물 훈련'이라는 방법을 썼는데요. 오랜 시간 동물을 관찰하게 한 뒤, 특정한 상황에서 그 동물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학생들로 하여금 연기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. 여기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있는데요. 하루는 수업시간에 '폭탄이 떨어진 닭장 속의 암탉'을 연기하도록 과제를 내 주었다고 하죠. 대부분의 학생들은 충격과 공포에 둘러싸여 이리저리 날뛰는 닭의 모습을 연기했습니다. 그런데 단 한 명의 학생만은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서 달걀을 낳는 암탉 흉내를 냈다는군요. 선생님이 이유를 묻자 그는 "폭탄이 떨어졌다는 걸 닭이 어떻게 알겠습니까?"라고 답했습니다. 이 우문현답의 주인공은 장차 영화 [워터프론트]와 [지옥의 묵시록] 등을 통해 메소드 연기의 대부로 추앙받게 된 거성 말론 브란도였습니다.

 

 

"정형화된 연기가 아니라 사실적인 배역 그 자체가 되는 것을 지향한다면, 배우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'방법'들이 바로 메소드인 것입니다."


특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배역이라면 상상력 훈련과 분석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. [박쥐]의 예처럼 상상의 존재인 뱀파이어를 연기하더라도 '내가 인간의 피를 빨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'에 대해 배우 송강호는 치밀하게 상상하고 분석했겠죠.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그는 판타지 영화 속 뱀파이어가 아니라 마치 존재할 것 같은 흡혈귀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.

 


이러한 메소드 연기에 관하여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. 그 첫째는 '사실적인 연기'라는 말이 '사실'과 동의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. 그러니까 우리가 [초록물고기]의 송강호를 보며 '아니 어디서 저런 깡패가…'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히 사실적으로 재창조된 배역에 불과합니다. 만약 진짜 건달이 출연한다고 해도, 화면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송강호 만큼의 위압감이나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? 그리고 그 사실적인 연기의 핵심은 바로 배우가 창조한 위압감과 카리스마에 있었습니다.

 


두 번째는 메소드 연기가 반드시 고전적인 연기에 비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. 오늘날에는 기본적으로 모든 배우들이 학교에서 연기 메소드의 훈련을 받습니다. 그리고 양식화된 연기와 메소드 연기 둘 다 능숙하게 소화하는 배우들도 많고, 그 경계를 허무는 시도들도 존재합니다. 둘은 그저 서로 다른 연기의 방식일 뿐인 거죠. 마치 다소 만화적인 과장법을 연기의 형식미로 승화시킨 잭 니콜슨의 조커([배트맨])와 사실적인 느낌이 강했던 히쓰 레저의 조커([다크 나이트])가 보여준 해석의 차이처럼 말입니다.

 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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